7호
U-NOW
[연구노트] 너무 작아서 보이지 않던 세계를 들여다보다
2025-11-28

너무 작아서 보이지 않던 세계를 들여다보다

테라헤르츠 근접장 기술로 여는 초고해상도 분석의 가능성



신소재·반도체융합학부
김튼튼 교수


  우리가 사용하는 반도체, 신소재, 생체 조직 안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변화들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하지만 그 변화는 너무 미세해 지금까지는 직접 확인하기 어려웠다. 최근 울산대학교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넘어, 보이지 않던 물질 내부의 현상을 ‘직접 보는 것’에 가까운 수준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제시했다.


[왜 이 연구가 필요했을까]

기존의 분광 분석 기술은 물질의 평균적인 성질을 파악하는 데는 유용했지만, 아주 작은 영역에서 일어나는 변화까지 들여다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나노미터(㎚) 수준의 구조나, 이차원 물질처럼 극도로 얇은 소재에서는 중요한 정보가 쉽게 사라지거나 뭉뚱그려져 보이기 일쑤였다.


  연구진은 이 문제의 해법으로 테라헤르츠(THz) 영역의 전자기파에 주목했다. 테라헤르츠파는 전기적·광학적 특성을 동시에 탐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파장의 길이 때문에 정밀한 공간 분석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한계도 함께 지니고 있었다.


[어떻게 접근했을까]

이 연구의 핵심은 ‘근접장(Near-field)’ 방식이다. 멀리서 빛이나 전자기파를 쏘는 대신, 물질 바로 근처까지 탐침을 가져가 신호를 읽어내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파장의 한계를 넘어, 훨씬 작은 영역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연구진은 테라헤르츠 근접장 기술을 기반으로 한 분석 시스템을 구축해, 기존에는 간접적으로만 추정하던 물질 내부의 반응을 공간적으로 구분해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그림설명]

테라헤르츠 근접장 분광법과 응용


[무엇을 새롭게 볼 수 있었을까]

이 기술을 통해 연구진은 그동안 이론적으로만 논의되던 전자 흐름의 국소적인 특성을 실제 공간 분포로 확인할 수 있었다 쉽게 말해, 물질 안에서 전자가 어느 방향으로, 어떤 형태로 움직이는지를 ‘지도처럼’ 그려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특정 구조를 가진 인공 소재(메타물질)에서는, 테라헤르츠 신호가 어떻게 증폭되거나 변형되는지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 이는 물질의 성질을 단순히 수치로 표현하는 단계를 넘어, 물리 현상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연구가 열어주는 가능성]

이 연구 성과는 여러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 반도체·신소재 분야에서는 초미세 결함이나 전자 구조 변화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데 활용될 수 있고, 바이오·의료 분야에서는 생체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도 국소적인 변화를 관찰하는 비침습 진단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기존 측정 기술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영역을 탐색하는 새로운 분석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다.


  • [연구노트 한 줄 정리]

보이지 않아서 알 수 없었던 물질 속 세계를, 이제는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연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