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시선으로 세상을 읽다
- 경영·공공정책대학 주은수 교수 -
사회복지는 누군가를 돕는 제도를 넘어,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함께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울산대학교 웹진 「이 한 권의 책」은 한 사람의 삶에 오래 남은 책을 통해 그가 바라보는 사회와 교육, 그리고 공동체의 이야기를 듣는 코너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경영·공공정책대학을 이끌고 있는 주은수 학장을 만나, 책 한 권에서 시작된 생각이 어떻게 교육과 연구, 리더십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들어보았습니다.
학장실에서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를 읽고 있는 주은수 교수
Q. 현재 경영·공공정책대학을 이끌고 계십니다. 학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A. 거창한 비전이나 철학을 내세우기보다는, 구성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글로컬대학 사업을 계기로 경영대학과 사회과학대학이 하나의 단과대학으로 통합되면서 구성원의 다양성이 크게 확대되었고, 그만큼 소통의 중요성도 커졌습니다.
대학본부와 단과대학, 경영경제융합학부와 공공인재학부 사이에서 서로의 생각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었습니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개인들이 건강하게 소통하며 함께 움직일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학장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Q. 학장님의 삶에 오래 남은 ‘한 권의 책’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A. 대학생 시절 읽은 이청준 작가의 「 당신들의 천국 」이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소록도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누구를 위한 천국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집니다. 특히 지도자들이 공동체를 위해 행동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이상을 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드는 대목이 인상 깊었습니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 ‘진정성 있는 실천’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에 읽은 책이어서 더욱 오래 마음에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주은수 학장이 인생의 책으로 꼽은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Q. 최근 읽은 책 가운데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요?
A. 김승섭 교수님의 「 아픔이 길이 되려면 」과 「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 김민섭 작가의 「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 「 대리사회 」, 「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 」, 강지나 선생님의 「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김영옥·류은숙 선생님의 「 돌봄의 상상력 」을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이 책들은 학술적인 논의와 현실의 이야기를 균형 있게 담고 있어, 누구나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연말에 차분히 읽어보시기에도 좋은 책들입니다.
사유와 공감을 키워주는 교수 추천 도서
Q. 이러한 책들이 학장님의 연구나 교육 방향과도 연결되어 있을까요?
A.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추상적인 이론보다는 실제 삶에서 마주하는 문제와 그 해법에 관심이 많습니다. 울산대학교에 재직하며 지역의 여러 기관과 협업할 기회가 많았고, 그 과정에서 연구와 교육 역시 현장과 맞닿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학생들이 실무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Q. 사회복지정책 연구자로서,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질문은 무엇일까요?
A. 저는 사회복지를 ‘공동구매’에 비유해 설명하곤 합니다. 사회 구성원 다수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을 함께 마련해, 각자의 삶을 조금 더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이 사회복지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합의의 과정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이익이 될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선택 앞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감수할 수 있는 지점을 찾는 사회적 성숙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 Glocal·RISE 사업 속에서 경영·공공정책대학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이 사업들은 대학이 지역과 더 깊이 연결되어야 한다는 요구이기도 합니다. 경영·공공정책대학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기업의 정책과 전략을 이해하는 전문가들과 미래의 인재를 함께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인적 자원의 한계, 그리고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동력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는 우리 대학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Q. 학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사회’란 어떤 모습일까요?
A.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가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다양한 삶의 방식이 제도적으로 존중받고, 그 안에서 각자가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봅니다.
Q.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교내 구성원과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 사람과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조금만 더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은 수많은 제도의 영향을 받고 있는데, 그 제도 역시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만들어온 결과입니다. ‘작은 변화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말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질문을 던지고 관심을 갖는 일부터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복지는 제도보다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주은수 학장의 말처럼, 한 권의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넘긴 이 한 페이지가, 공공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