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름의 현실에서 느림으로 나를 지키는 방법
- 경영경제융합학부 김해룡 교수 -
Q. 안녕하세요? 교수님 본인 소개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경영경제융합학부에서 경영학, 특히 인사조직관리를 전공하며, 인적자원관리, 노사관계론, 스타트업 관련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는 김해룡 교수입니다. 2001년 9월부터 우리 울산대에서 교수로 재직해 왔으며, 올해로 24년째가 되었습니다. 또한, 올해 3월부터 신설된 ‘재무처’에서 재무처장을 맡아 대학 재정 운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Q. 신설된 ‘재무처’에서 처장 보직을 맡게 되셨는데요, 재무처는 어떤 조직이며 어떤 기능을 하게 되는지 본인의 역할과 함께 말씀해주십시요.
A. 기존에는 대학의 주요 재원인 교비, 산학협력단, 국고사업 등의 재무 기능이 각 부처에 분산되어 있어 행정적 비효율성이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대학 재정을 보다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운영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올해 3월 1일부로 ‘재무처’가 신설되었습니다.
재무처의 신설을 통해 대학 재정을 전반적으로 통합 운영할 수 있게 되었으며, 산하에 예산팀, 회계팀, 계약·구매·자산운영팀을 두어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재무 관리가 가능해졌습니다.
저는 재무처장으로서 울산대학교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한편, 모든 투자와 지출이 사업 목적에 부합하는지, 재정적으로 적절한지 면밀히 심의하여 대학 재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Q. ‘독서’란 나에게 ‘무엇’인가요?
A. “빠름의 현실에서 느림으로 나를 지키는 방법”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끊임없이 대면과 비대면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빠른 흐름 속에서 온전한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잠시라도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독서는 영상 매체보다 진행 속도가 느립니다. 하지만 바로 그 느림 속에서 생각이 정리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내 생각이 내 속도로 흘러가고 정리되는 과정, 그것이야말로 독서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 교수님께서는 평소 독서를 즐기시는 편이신가요? 어떤 책들을 주로 읽으시는지 궁금합니다.
A. 아무래도 전공과 관련된 서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AI(인공지능) 관련 서적을 집중적으로 읽고 있습니다. AI는 현재 모든 학문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경영학 역시 예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공 서적 외의 책을 읽을 시간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유튜브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책을 읽어주는 나의 서재’와 같은 다양한 동영상 채널을 통해 전문가들이 핵심 내용을 정리해 주는 영상을 시청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이러한 방법을 활용하면 책과의 연대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독서가 교수님의 연구, 강의, 그리고 학문적 성장에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는 넘치는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저는 의도적으로 독서를 통해 시간을 더디게 흘러가도록 만들고, 제 속도에 맞춰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독서를 하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사고가 더욱 이성적이며 담담해집니다. 때로는 복잡한 생각이 단순하고 명료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본질과 핵심에 집중하는 힘이 길러지며, 이는 연구와 강의, 학문적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Q. 학생들을 가르치고 처장 보직 수행까지 바쁜 일정 속에서도 독서를 꾸준히 이어가는 비결이 있으신가요?
A.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하루 24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을 사용해야 하기에, 틈틈이 시간을 내서 독서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분들은 아침에 일정 시간을 정해두고 책을 읽기도 하지만, 저는 아침보다는 하루 중 생기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날 때마다 책을 집어 드는 습관이 독서를 꾸준히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대학 웹진 <이 한권의 책> 섹션은 교수님께서 크게 영향을 받으셨거나, 타인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는 코너입니다. 교수님의 인생 도서 3권 정도를 추천 사유와 함께 소개부탁드립니다.
A. 참 어려운 질문이네요. ‘인생 도서’라는 표현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살면서 자주 언급하게 되거나 종종 떠오르는 책들로 답변을 드려보겠습니다.
첫 번째 책은 「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 」입니다. 2003년에 초판이 출간된 이 책은 개인이 가진 강점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단순히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통찰을 제공해 주는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책은 「 타이탄의 도구들 」입니다. 2017년에 발간된 이 책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200명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그들이 공통적으로 실천하는 전략과 습관을 소개합니다. 특히, 일상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들이 많아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은 「 12가지 인생의 법칙 」입니다. 이 책은 조던 피터슨 교수가 질의응답 웹사이트 〈쿼라(QUORA)〉에 올라온 “누구나 알아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며 제안한 내용을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12가지 법칙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깊이 고민해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좌측부터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 '타이탄의 도구들', '12가지 인생의 법칙'
Q. 경영학 분야와 관련하여 추천해 주실만한 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리고 학문적인 내용이 아니더라도, 창의적 사고를 자극하거나 경영학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경영학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책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저는 「 정의란 무엇인가 」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인적자원관리’와 ‘노사관계’ 분야에서는 ‘정의’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경영학 분야로 추천된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이 책은 2010년 국내에 처음 출간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정의’라는 개념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점을 일깨워 줍니다. 우리는 정의를 중요하게 여기고 이를 실현하려 하지만, 정의에 대한 시각과 접근 방식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대립보다는 다양한 관점을 포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경영학적 문제 해결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Q. 우리 울산대 학생들에게 독서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교수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A.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보다 깊은 통찰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정형화된 지식을 공식적으로 교육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본이자 기초일 뿐입니다. 결국, 자신의 인생을 의미 있게 살아가려면 끊임없이 지식을 확장하고 통찰력을 길러야 합니다. 그리고 그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읽고 싶으신 책이나 도전하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앞으로"라는 표현이 어느 시점을 의미하는지 고민이 되지만, 저는 정년까지 약 5년이 남아 있어 5년 이내와 그 이후로 나누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앞으로 5년 동안은 급변하는 환경의 흐름과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 ‘기술 변화와 그 영향’에 관한 책을 꾸준히 읽을 계획입니다. 그리고 퇴직 이후에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 예를 들어 ‘삶의 의미’와 같은 주제에 관심을 두고, 이에 대한 통찰을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는 책들을 찾아 읽고 싶습니다.
Q. 대학 웹진 <이 한권의 책> 섹션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간단히 말씀부탁드립니다.
A. 이번 기회를 통해 대학 웹진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갖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발간하는 미디어인 만큼, <이 한권의 책>과 같은 섹션이 꾸준히 이어지고 더욱 성장해 나가길 바랍니다.
생각해 보면, 대학이 독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과연 어디에서 이를 논의할 수 있을까요? 그런 점에서 이 섹션이 독서 문화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