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겸손해지는 시간, 시간을 초월하는 지혜
- 화학공학부 유익근 교수 -
Q. 안녕하세요? 교수님 본인 소개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2000년부터 울산대학교 화학공학부에 근무하고 있는 유익근 교수라고 합니다. 화학공학부는 전공 특성상 교수님들의 연구분야가 다양한데, 저는 화학공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한 생물공학 및 환경공학 분야의 응용연구를 주로 해 왔습니다. 현재 2024년 7월부터 공과대학 학장직을 맡고 있으며, 2025년부터는 학사구조 개편에 따라 미래엔지니어링 융합대학장 직무를 맡게 될 예정입니다.
Q. ‘독서’란 나에게 ‘무엇’인가요?
A. 참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당연한 얘기이겠지만,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통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인류 발전에 기여한 뛰어난 사람들이 시공간을 초월하여 수없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독서를 통해 매번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독서하는 시간을 ‘한없이 겸손해지는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평소 독서를 즐기시는 편이신가요? 어떤 책들을 주로 읽으시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 나이가 들면서 집중력 저하와 시력 등을 핑계로 독서 시간이 많이 줄어서 오늘의 인터뷰가 상당히 계면쩍게 느껴집니다. 최근보다는 이전에 읽었던 책들을 위주로 소개하자면, 특별히 분야를 가리지는 않았고 신문의 추천도서 또는 관심분야의 베스트셀러 등을 다양하게 읽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저자의 생각과 집필분야에 동의가 되면, 그 저자의 책 또는 관련분야의 책을 집중적으로 찾아 읽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 감탄하여 로마사 관련 책들을 찾아보고,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에 설득되어 심리학 책들을 집중적으로 읽는 식입니다. 분야로는 에세이, 역사학, 심리학, 경제학, 자연과학 관련 교양서들을 많이 봤던거 같고 국내 저자들로 박완서, 이덕일, 장하준, 정재승, 박웅현 작가 등이 생각납니다.
Q. 독서가 교수님의 연구, 강의, 그리고 학문적 성장에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연구와 강의는 주로 최신 논문 및 전공책들과 관련 있어서 제가 여가 시간에 읽는 책들과 큰 관련성은 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 과학/공학의 발전은 너무나 빨라서, 변명같지만 많은 이공계 교수님들은 쏟아지는 논문을 찾아 읽기에도 시간이 벅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공계 학자들 중에서도, 국내만 보더라도 최근 김상욱, 유현준, 정재승 교수님 같이 뛰어난 분들은 인문학과 과학을 관통하는 통섭적인 교양서들을 많이 쓰셔서 저로서는 한번 더 겸손해지곤 합니다.
Q. 공과대학장으로서 바쁜 일정 속에서도 독서를 꾸준히 이어가는 비결이 있으신가요?
A.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최근에는 사실 독서량이 많지 않아 마음 한구석이 불편합니다. 신문 읽기를 좋아하는 편인데, 주말판에 보면 항상 추천 도서를 소개하는 지면이 있어 주의깊게 보곤 합니다. 책 소개내용을 찬찬히 보다 보면 사고 싶은 책이 생기고, 다른 사람에게도 독서를 위한 길잡이로서 이 방법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Q. 대학 웹진 <이 한권의 책> 섹션은 교수님께서 크게 영향을 받으셨거나, 타인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는 코너입니다. 교수님의 인생 도서 3권 정도를 추천 사유와 함께 소개부탁드립니다.
A. 인생 도서라는 제목이 조금 부담스럽기도 합니다만, 앞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제가 특정 분야의 책들을 찾아보는 계기가 되었거나 이공계 전공자로서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저자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시오노 나나미의 「 로마인 이야기 」는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기는 한데 역사학에 대한 흥미를 불러 일으켰던 책입니다. 2000년전 로마인들의 삶의 지혜, 사회 시스템의 정교함 등을 서술한 저자의 꼼꼼함에 감탄하여, 다양한 로마사 관련 책들, 동서양사, 한국사 교양서들을 찾아보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 설득의 심리학 」 역시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의외의 심리 분석에 매료되어 다양한 심리학 책들을 찾아 읽게 되었고, 인간이 본성적으로 보이는 심리 상태 및 행동양식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국내 저자들로서는 장하준 교수님의 경제학 교양서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경제 현상을 보는데 도움을 주었으며, 박완서 작가의 소설, 에세이 역시 평이함 속에 아름다운 국어 문장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이공계 학생들을 위한 인문학/과학 통섭 교양서로 김상욱, 정재승 교수님의 물리학, 뇌과학 관련 교양서들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
Q. 화학공학 분야와 관련하여 추천해 주실만한 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리고 학문적인 내용이 아니더라도, 창의적 사고를 자극하거나 공학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화학공학은 일반인들의 선입견과 달리 화학 분야에 한정되지 않는 종합공학의 성격을 띄는 학문입니다. 그래서 화학공학에 한정하기보다는 이공계 학생들을 위한 교양서로 위에서 언급한 교수님들을 포함하여 도움이 될만한 책들을 추천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에드 콘웨이 「 물질의 세계 」, 마이클 셀런버거 「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 김상욱 「 떨림과 울림 」, 정재승 「 과학 콘서트 」, 유현준 「 공간이 만든 공간 」, 박웅현 「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 리처드 파인만 「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 등 입니다. 사실 그 외에도 이공계 학생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만한 교양서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공계 학생들에게 추천하는 교양서
Q. 공학도의 독서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교수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공과대학 학생들에게 독서를 강조하기 위한 별도의 커리큘럼이나 프로그램이 있나요?)
A. 공학도는 특히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고, 다양한 전공 분야의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학문의 특성상 넓게 알기보다는 깊이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서 전공서적 및 논문에만 집중할 수 있으나, 삶의 풍요로움과 어울려 사는 지혜, 심지어 공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방편으로도 폭넓은 독서가 필요합니다.
저는 학생들과 면담할 때, 특히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공강 시간에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거나 아니면 습관적인 종이 신문 읽기를 강조합니다. 질문을 듣고 보니, 기회가 된다면 공과대학 학생들을 위한 독서 프로그램 아이디어도 한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Q. 앞으로 읽고 싶으신 책이나 도전하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최근 인공지능, 블록체인, 가상화폐 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 서점에도 관련된 교양서들이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제 전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탓인지 아직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 시간을 들여서 관련 분야의 책들을 다양하게 읽어보려고 합니다.
Q. 대학 웹진 <이 한권의 책> 섹션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간단히 말씀부탁드립니다.
A. 학생들이 다양한 책 읽기의 중요성에 대해서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