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
U-INTERVIEW
[인물 포커스] 교학부총장 취임 1주년, 지·산·학 일체형 대학의 미래
2024-10-15

교학부총장 취임 1주년, 지·산·학 일체형 대학의 미래

- 조지운 교학부총장 겸 글로컬대학추진단장 -


Q. 이번 2024년 12월 1일자로 글로컬대학추진단장이자 교학부총장에 취임하신지 1년이 경과되는데요, 짧지만 이 직책을 수행하시면서 그동안의 소감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A. 울산대학교 교수로서 임용이 된지 21년이 됐는데, 교학부총장 겸 글로컬추진단장으로 보낸 지난 1년이 가장 정신없이 바쁘게 보낸 시간이였던 것 같습니다.

  대학이 변화하는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겨 주셔서 대학에 감사한 마음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주어진 책무를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요즘이 저에게는 매우 소중한 경험이고, 울산대학교가 새로운 도약을 위해 나아가는 중요한 발걸음을 함께할 수 있음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Q. 글로컬대학 사업이 가장 큰 중점을 두고 있는 혁신사항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나요?

A. 글로컬 대학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대학의 체계, 시스템, 그리고 문화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져야만 다른 모든 혁신이 뒤따라올 수 있습니다. 

  특히, 대학 구성원들의 사고방식의 변화가 가장 기본이자 필수적인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학사 구조 개편을 포함한 대학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이 가능해지며, 궁극적으로 울산 지역사회 내에서 울산대학교의 역할과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곧 울산대가 지역의 공공재로서 중요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는 데 기여할 것이며, '글로컬 대학'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적인 기반이 될 것입니다.


Q. 글로컬 대학이 표방하는‘지·산·학 일체형 대학’에 대한 구상은 어떻게 시작되게 되었나요? 다른 지역의, 다른 대학과는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나요?

A. 울산대학교는 산업수도 울산시에 위치한 유일한 종합사립대학으로, 변화의 요구를 크게 받고 있습니다. 울산의 주력 산업은 고도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며, 동시에 수도권으로의 학생 집중 현상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울산대학교가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기반이 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기존의 산학 협력은 종종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대학의 연구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울산시, 그리고 산업체가 하나로 뭉쳐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는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발전하는 '공진화(Coevolution)'의 개념을 바탕으로 합니다. 글로컬 대학 사업은 울산대학교만의 과제가 아니라, 울산시 전체가 함께 추진해야 할 중요한 사업입니다.


지난 7월 1일 학생들을 대상으로 글로컬대학 체제로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Q. 대학이 변화하기 위한 여러 ‘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데, 학사구조 개편이 가장 크게 와닿는데요, 내부 구성원들과 어떤 방식으로 협의하며 추진중에 있는가요?

A. 글로컬대학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내부 구성원들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혁신은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지지해주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려운 만큼, 우리는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수님들과 학생들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왔으며, 그 결과 원활한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지금까지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10여 차례 간담회를 실시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했습니다. 학부(과) 통합에 대해서도 학생들과 교원들을 대상으로 각각 4회, 8회의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반영하는 등,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울산시장의 적극적인 관심과 시청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여러 기업들과의 협약을 통해 산업계와의 협력도 견고히 다져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통과 협력을 바탕으로 글로컬대학 사업을 울산대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발전하는 성공적인 모델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지난 10월 31일 조지운 교학부총장이 글로컬대학을 홍보하는 팜플렛을 학생에게 나눠주는 모습


Q. 지역과 상생하기 위한 대표 과제,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나요?

A. 산업체를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중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두 가지 주요 구상이 있습니다.


  첫째는 '유비캠(UbiCam)' 프로젝트입니다. 유비캠은 쉽게 말해 지역 공동체에 기여하기 위해 울산 전역을 캠퍼스화 하는 것입니다. 시민들을 위해 특화된 형태의 캠퍼스를 6개 구축·운영할 계획입니다.

‘캠퍼스는 도시 모든 곳에 존재한다’는 모토로 추진하는 유비캠 사업은 울산대가 도심 및 주력 산업단지 6곳에 멀티 캠퍼스를 설치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유비캠에서는 ▷시민을 대상으로 학위·비학위 평생교육 과정 ▷기업 재직자 대상 기술 재교육 ▷공무원 직무 향상 교육 ▷청년 창업 교육 및 기업가정신 교육 등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둘째는 '글로컬 외국인 교육 지원체계'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 산업체와 연계하여 외국인 인재를 위한 맞춤형 교육 및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울산 지역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고, 외국인 근로자 및 전문가들이 지역 사회와 산업에 원활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교육 체계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기여할 것입니다.


  이 두 가지 구상은 울산대학교가 지역 산업과 상생하고,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하는 핵심 과제들입니다.


오른쪽부터 조지운 울산대학교 교학부초장, 누를 위디아스투티(Nurul Widiastuti) 인도네시아 세플로노펨버 공대(ITS) 부총장, 배성철 UNIST 교학부총장이 인도네시아 세플로노펨버 공대(ITS)를 방문해 글로벌 인재양성 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Q. 글로컬 외국인 교육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동기로 시작되게 되었나? 지자체의 요구가 반영된 것인가요?

A. 울산시를 포함한 전국의 지역 산업은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안 되는 상황입니다. 울산시 기준으로는 약 8500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들의 생산력은 한국인 직원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걸림돌은 한국어 능력입니다. 용접 등 기술은 한두 달 가르치면 되지만, 한국어는 숙달이 필요합니다. 또 우리나라 현장에서 사용되는 용어도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외국인 근로자가 작업 지시를 이해하지 못해 재작업에 들어가는 일이 발생합니다. 이는 생산성 저하와 납기 지연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울산대는 ‘글로컬 외국인 교육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지역 총 4곳에 글로컬 외국인교육지원센터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울산대는 최근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조선, HD현대삼호중공업과 외국인 근로자 교육 지원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하였습니다.


Q. 글로컬대학은 제한적인 시간(5년)만 지원하는 사업인데, 결국 사업의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선순환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이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가요?

A. 글로컬대학 사업은 5년 동안 지원되는 한시적인 사업이지만, 그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지산학협력재단'을 통해 지산학협력펀드를 조성하여, 사업이 종료된 후에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2027년까지 울산 지산학협력법인 재단을 설립하여, 사업이 끝난 후에도 대학과 지역 산업체가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입니다. 2024년 10월 현재, 약 1,350억 원의 펀딩을 확보했으며, (대표적으로 HD현대, SK, S-OIL 등) 이를 기반으로 사업이 종료될 때까지 울산 지역 100개 기업으로부터 지산학협력펀드를 더욱 확충할 계획입니다.

  이 재단과 펀드는 울산대학교와 지역 산업체가 상호 협력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지난 11월 1일 교내 교무회의실에서 울산대학교병원, 에퀴노르 반딧불이 에너지, (주)지오뷰와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Q. 앞으로의 계획과 구성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A. 글로컬대학 사업을 계기로 울산대학교는 단순히 교육만 잘하는 대학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 대학으로 완전히 새롭게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업은 단기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고, 대학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역과 긴밀히 협력하며, 지역의 발전과 함께하는 선도적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울산대가 추진하는 이러한 혁신의 길은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큰 도전입니다. 교수, 학생, 직원 등 모든 구성원들이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신다면, 울산대학교는 진정한 지역사회 중심 대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 힘을 모아, 울산대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길 기대합니다.